맥주 빚는 AI… 日 기린맥주, 양조공정에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장인의 숙련된 기술 데이터 입력… 식품-제조업서 AI 활용 확산

일본에서는 최근 숙련된 장인의 기술이 필요한 양조나 발효 등의 업무까지 인공지능(AI)에 맡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장인의 기술을 AI를 통해 데이터화해 전승 재현하려는 것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린맥주는 미쓰비시종합연구소와 함께 올해 중 양조 공정에 AI를 도입할 방침이다. 만들고 싶은 맛, 향기, 색깔, 알코올 도수 등을 입력하면 AI가 필요한 원료와 온도 등의 조리법을 자동으로 계산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신문은 “맥주 제조는 기술 습득에만 10년 이상이 필요한 장인의 기술 세계”라면서 “과거 20년 동안의 데이터를 기초로 최적의 방법을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본에선 ‘크래프트’(수제) 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 회사들이 앞다퉈 다양한 맛의 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기린맥주 측은 AI를 통해 신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는 아미노산 생산 공장의 발효 공정 무인화에 AI를 활용할 방침이다. 2019년까지 AI를 이용해 생산 효율이 좋았던 때의 발효 조건을 수치화하고 이를 재현해 공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아미노산 생산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드문 일”이라며 “국제적인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제조업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숙련자를 대체하거나 기술을 전승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솔루션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2015년 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불량품 발생을 탐지하는 공정을 AI로 대체했다. 그 전까지는 숙련공이 전압의 시계열 그래프를 보면서 미세한 변화를 관측해 불량품 발생 가능성을 예상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인공지능#기린맥주#일본#제조업#ai#양조공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