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사람보다 냄새 더 잘 맡는 ‘전자코’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2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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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전자코’가 개발됐다. 가스감지, 전염병 검사 등 재난·의료분야에 두루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권오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전임연구원 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및 서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다중으로 냄새를 인지할 수 있는 고성능 ‘바이오나노 전자 코’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기계장치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전자코’ 개발은 꾸준히 시도돼 왔지만 사람처럼 다양한 냄새를 고르게 맡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도체 회로를 이용해 공기 중의 분자를 탐지하려다 보니 전자코 한 종류로 한 가지 냄새 밖에 맡지 못했던 것이다.

권 연구원 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의 후각 수용체를 인공으로 배양해 활용했다. 우선 ‘그래핀’이라는 탄소 신소재를 이용해 초소형 반도체 소자를 만든 다음, 여기에 사람의 후각 수용체를 결합했다. 실험 결과 사람처럼 여러 종류의 여러 가지 냄새를 한 번에 인지할 수 있는 인공후각 재현기술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사람처럼 익숙한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피로’ 현상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유독가스 감지 시스템, 암과 같은 재난 및 질병분야에 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식품 및 향수 감별, 마약 및 생화학무기 조기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지금은 바닐라 냄새와 바다 냄새, 두 종류의 향기를 동시에 인식시키는데 성공한 상태”라며 “앞으로 후각수용체 숫자를 늘리기만 하면 사람처럼 370종류의 향기를 모두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나노레터스 온라인판 9월 24일 게재됐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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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코 개발한 권오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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