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의 종이배… 서울 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에서 영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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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위대한 조련사’ 위해 내한한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초청작 ‘위대한 조련사’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그리스 예술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초청작 ‘위대한 조련사’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그리스 예술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공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특별했다. 고대 올림픽의 탄생지이자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그리스의 땅 아테네에서 108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의 이목은 그리스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개막식에 집중됐다.

수백 개의 북이 울리는 웅장한 배경음악 사이로 하얀 빛줄기를 뿌리며 혜성 하나가 올림픽 스타디움 바닥에 떨어졌고, 조명이 환하게 켜지며 스타디움 바닥은 거대한 호수로 바뀌었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했던 에게해(海)를 상징하는 호수에 한 어린이가 대형 종이배를 타고 입장해 중앙 무대에서 기다리던 콘스탄티노스 스테파노풀로스 당시 그리스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세계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지낸 그리스 출신 예술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3)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공동 제작에 참여한 신작 ‘위대한 조련사’ 내한 공연을 위해서다.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에서 많이 회자된 종이배 장면은 사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장면”이라고 고백했다. “서울 올림픽 개막식 장면에서 어린 소년이 혼자 굴렁쇠를 굴리며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던 순간이 제겐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왔다.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에서 어린 소년이 종이배 모양의 보트를 타고 물을 가로지르던 장면의 모티브가 됐다.”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개막식은 한 국가의 전통 문화와 역사, 철학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기회”라며 “쇼 비즈니스보다 한국의 문화를 어떻게 캐릭터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가 한국 관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일 ‘위대한 조련사’는 올해 프랑스 아비뇽 축제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 중 하나다. 그는 “10여 명의 출연자가 ‘인간 발굴’이라는 주제로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삶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쉽지 않은 작품이다. 장르 역시 연극, 무용, 서커스 등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복합장르’에 속한다.

아비뇽 페스티벌 참가 당시 ‘비주얼이 뛰어난 복합 연극’ ‘정해진 의미가 있지 않고 의미를 알려주지 않아 보는 것이 그대로 와 닿는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표현하며 순수 예술로의 회귀를 추구하고 싶었다. 알쏭달쏭하지만, 한국 관객에게 많은 영감을 선물할 수 있길 기대한다.” 28∼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7만 원. 02-2098-2982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아테네 올림픽#위대한 조련사#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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