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극 트렌드를 한눈에… ‘창작의 의미’ 어떻게 표현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제38회 서울연극제 개막
공식 선정작 ‘손’ ‘벚꽃동산’ 등 10편… 28일까지 대학로 일대서 열려
매주 토요일 희곡 읽기도 진행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인 성(性)을 재치있게 다룬 연극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인 성(性)을 재치있게 다룬 연극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
제38회 서울연극제가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국내 연극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연극제의 키워드는 달걀로,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모르는 창작의 의미를 담았다.

공식 선정작은 10편이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10∼21일·동양예술극장 3관)는 1996년 남태평양에서 조업하던 원양어선 페스카마호에서 조선족 선원 6명이 한국인 선원을 포함해 모두 11명을 살해한 사건을 다뤘다. 참담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잔혹성, 가해자가 피해자가 된 현실을 통해 인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손’(18∼28일·드림아트센터 4관)은 일본의 유명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와이 히데토의 희곡을 창작집단 라스(LAS)의 이기쁨 연출가가 풀어낸 작품이다. 같은 사건이 아들과 어머니의 시점으로 두 번 반복되는 형식이다. 손가락을 잘라낼 수 없는 것처럼 결국 함께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의미를 짚었다.

성과 성욕, 사랑에 무지한 우리 모습을 코믹하게 풀어낸 ‘옆방에서 혹은 바이브레이터 플레이’(7일까지·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도 공연 중이다. 극단 행길의 이강임 연출가가 맡았다.

‘지상 최후의 농담’(7일까지·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적군에게 잡힌 포로들이 처형을 앞두고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나누는 농담을 다뤘다.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의 문삼화 연출가의 작품이다. 국가, 도시가 무엇인지 여러 사람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의 한국을 조명한 ‘2017 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7일까지·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과 공권력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말 잘 듣는 사람들’(18∼28일·알과핵 소극장)도 만날 수 있다.

그늘진 삶을 통해 인간의 권리에 대해 질문하는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서울연극협회 제공
그늘진 삶을 통해 인간의 권리에 대해 질문하는 연극 ‘사람을 찾습니다’. 서울연극협회 제공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 연출가는 ‘벚꽃동산’(7일까지·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을 재해석해 꿈을 매개로 아픔과 슬픔,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무인텔’(4∼14일·알과핵 소극장)은 두 명의 50대 지식인을 통해 정의와 불의, 정직과 거짓, 원칙과 변칙에 대해 논의한다. 인간다운 삶에 대해 묻는 ‘사람을 찾습니다’(7일까지·동양예술극장 3관)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초혼 2017’(4∼14일·이해랑예술극장)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프린지―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에 극단 잎새, 극단 지오 등 24개 단체가 참가해 무료로 공연을 올린다. 매주 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배우들이 시민들과 함께 희곡 읽기도 진행한다. www.stf.or.kr 02-765-7500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울연극제#페스카마#손#옆방에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