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시대와 함께 변화한 2000년대 한국 미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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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시대 미술 1998∼2009/반이정 지음/560쪽·2만5000원·미메시스

손동현 작가의 그림 ‘영웅배투만선생상’(2005년). 190×130cm, 수묵 채색. 손동현 작가 제공
손동현 작가의 그림 ‘영웅배투만선생상’(2005년). 190×130cm, 수묵 채색. 손동현 작가 제공
1997년 외환위기 여파에 미술시장도 별 수 없었다. 주요 화랑이 반값까지 할인된 가격에 작품을 내놨고 김환기, 장욱진 같은 거장의 그림도 시중가 20% 선에서 경매가 이뤄졌다. 정권이 교체된 이듬해까지 미술계 역시 혹독한 구조조정과 세대교체를 거쳤다.

대표적인 것이 보수적이던 동양화의 세대교체였다. 다변화된 매체와 만화적 구성 등 자유로운 스타일로 동양화를 실험하는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손동현처럼 대중문화 캐릭터를 동양화에 입히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전유한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김현정, 육심원 등 여성 작가들은 동양미술이 방치한 대중의 기대치를 읽어냄으로써 인지도와 상업적 성공까지 얻어냈다.

얼짱, 개인주의 문화 바람이 몰아쳤던 2003년 미술에선 팝아트 열풍이 시작됐고 2004년에는 미디어 아트가 주요 미술상과 공모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2000년 전후로 미디어 아티스트 수는 부쩍 늘었다. 실생활에 깊이 관여한 뉴미디어 문화와 디지털 환경으로 인해 미디어를 손쉬운 창작 도구로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다. ‘내게 뷁스러운 일들’(2006년) 등의 작품으로 떠오르는 신예가 됐던 진기종 등을 꼽을 수 있다.

저자는 이렇듯 압축적인 성장을 함께 경험한 한국 미술사를 시대별로 정리했다.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손쉽게 동시대 한국 미술을 조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 사진과 해설을 곁들여 가독성을 높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한국 동시대 미술#반이정#한국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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