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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촛불’과 ‘태극기’ 갈등… 세대론으로 가둘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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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촛불’과 ‘태극기’ 갈등… 세대론으로 가둘텐가

유원모 기자 입력 2018-01-06 03:00수정 2018-0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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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게임/전상진 지음/332쪽·1만4000원·문학과지성사
지난해 탄핵정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역시 촛불집회였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보수층 집회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양 진영 주 구성원의 나이대가 다르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세대간 갈등론’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서로를 혐오하는 극단적 표현까지 등장하는 등 세대 갈등의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하지만 저자는 촛불과 태극기의 대립을 ‘세대론’으로 단정해선 안 된다고 본다. 1994년 미국 미식축구 선수 O J 심슨 사건을 보자. 당시 재판에선 심슨이 실제로 전 부인과 그녀의 애인을 살해했는지가 핵심적으로 다뤄져야 했다. 그러나 심슨의 변호인들은 경찰의 인종차별 전력을 들이밀며 재판을 인종 갈등 이슈로 몰아갔다. 결국 살인이란 실체적 진실은 뒷전이 되고 흑인인 심슨은 무죄로 풀려났다.

대한민국 세대 갈등이 심슨의 재판과 매우 유사한 흐름이라고 저자는 진단했다. 모든 이슈에 ‘세대 프레임’을 덧씌우면서, 정작 중요하게 다뤄야 할 권력이나 자본, 정치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런 ‘세대 게임’이 더 만연한 이유는 뭘까. 저자는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꼽는다. 이 때문에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선 “10년 뒤엔 신구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62.2%나 된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민족’ 정체성이 약해진 점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세대 갈등이라는 유령이 한국 사회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지금, ‘세대 게임’은 건강검진처럼 우리 사회를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유용한 참고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촛불집회#태극기 부대#세대 갈등#세대 게임#전상진#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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