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어엿한 세 강아지 엄마된 ‘개밥 아이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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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개밥 주는 남자2’ 출연
걸그룹 ‘러블리즈’의 애견일기

채널A ‘개밥 주는 남자2’의 한 장면. 러블리즈가 임시로 보호하는 캔디, 젤리, 러브는 식분증과 피부병, 관절염 등 온갖 질병을 앓고 있다. 왼쪽부터 미주, 케이, 지수. 채널A 제공
채널A ‘개밥 주는 남자2’의 한 장면. 러블리즈가 임시로 보호하는 캔디, 젤리, 러브는 식분증과 피부병, 관절염 등 온갖 질병을 앓고 있다. 왼쪽부터 미주, 케이, 지수. 채널A 제공
“3주 정도 지냈는데 이젠 강아지들도 저희를 알아봐요. 집에 돌아오면 꼬리 흔들면서 놀아달라고 하고요. ‘아, 우리가 정말 이 아이들의 엄마가 됐구나’란 생각이 들어요.”(수정)

인기 걸그룹 ‘러블리즈’가 채널A 예능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2’에서 상처가 있는 세 강아지의 임시보호자가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소속사에서 만난 러블리즈는 “요즘 우리끼리 있는 단체 채팅 방에서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밥 챙겼어?’라고 물어보는 게 자연스러운 일과가 됐다”며 웃었다.

‘아츄’ ‘지금, 우리’ 등을 히트시킨 러블리즈는 해외에서도 큰 팬덤을 보유한 8인조 여성 아이돌. 지난해 말 신곡 ‘종소리’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단독 콘서트도 열었다. 요즘도 국내와 일본을 오가는 바쁜 일정이지만, 강아지 돌보는 봉사에 흔쾌히 나섰다.

“저희가 밥에 되게 예민하거든요. 세 끼를 꼭 챙겨 먹어야 해요. 강아지도 배고프면 예민해지는 건 마찬가지 아닐까요? 전날 늦은 스케줄을 소화했거나, 다음 날 스케줄이 없어 늦게까지 잘 수 있는 날에도 오전 8시 알람 맞춰 놓고 일어나서 밥을 꼭 줘요. 하하.”(예인)

러블리즈가 돌보고 있는 ‘캔디’(포메라니안) ‘젤리’(몰티즈) ‘러브’(포메라니안)는 지난해 경기 시흥시의 개 번식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강아지들이다. 당시 사고로 좁고 더러운 우리에서 함께 갇혀 살던 강아지 81마리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 번식장은 대부분 불법으로 운영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남아있는 모습이 엿보일 때 정말 마음이 아파요. 처음 숙소에 온 날, 멀리서 꼬리만 흔들고 다가와서 안기질 않았어요. 병원에 가려고 이동식 케이지를 쓰려 했더니, 무서운지 안 들어가려 버티기도 했어요.”(지애)

“공이나 장난감을 주면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 모르는 모습도 슬펐어요. 보통 강아지들이면 물거나 굴리는데…. 아직 관절염이나 피부병도 다 낫지 않아서 약을 꼼꼼히 챙겨 주고 있어요.”(지수)

러블리즈가 하고 있는 ‘임시보호’란 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안 좋아 일반 입양이 쉽지 않은 개를 일반 가정에서 일정 기간 보호해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수용 공간이 부족하고 가정만큼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힘든 유기·구조견 보호소로선 무척 큰 도움이 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임시보호 신청도 일반 입양과 동일하게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한다고 들었어요. 같이 살다 보면 정이 많이 들어 입양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수정)

“입양되지 않더라도 임시보호 기간에 강아지가 훨씬 건강해지니까 다른 곳으로 입양 갈 확률이 높아진대요. 캔디 젤리 러브도 처음보다 정말 많이 밝아졌어요. 이젠 뛰어다니기도 하고, 쓰다듬어 달라고 무릎 위로 올라오고요.”(미주)

데뷔 4년 차인 러블리즈는 데뷔 2주년을 기념해 팬들과 함께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지애와 베이비소울 등 어렸을 때부터 반려동물을 키워 온 멤버도 여럿이다. 그래서인지 “세 강아지에 대한 감정이 애틋하다”고 했다.

“러브는 살이 엄청 쪘어요, 하하. 입던 옷이 안 맞아요. 처음엔 가뿐했는데 지금은 안아 올리려면 ‘아이고’ 소리가 나올 정도예요.”(진)

“아이들이 좋은 가족을 만나서 상처를 잊고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언젠가 입양하는 가족들이 캔디 젤리 러브를 가족처럼 잘 챙겨주시길 바랍니다.”(베이비소울)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채널a 예능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2#걸그룹 러블리즈#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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