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국악·무용 콩쿠르, 연극상, 국수전… 한국예술 지킨 동아일보 문화사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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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메디치 정신을 찾아서]

동아일보는 사시(社是)의 하나인 ‘문화주의’에 따라 국내 문화 예술의 싹을 틔우기 위한 각종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특히 일민(一民) 김상만 선생(1910∼1994)이 1961년 전무이사 겸 발행인에 취임한 뒤 문화사업을 통한 문화예술 육성에 앞장섰다.

신예 음악가 발굴을 위한 ‘동아음악콩쿠르’는 1961년 처음 열렸다. 연령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국민 오디션으로 당시 작곡(실내악),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5개 부문에서 58명이 참여해 기량을 뽐냈다. 동아음악콩쿠르 수상자로 신수정(1회·피아노) 이방희(11회·바이올린) 김금봉(12회·피아노) 임헌정(14회·작곡) 정준수(17회·바이올린) 송재광(18회·바이올린) 등을 배출했다. 1997년부터 국내 최초의 국제음악콩쿠르인 동아국제음악콩쿠르를 열고 있다.

국악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62년 명창명인대회, 1971년 판소리유파발표회, 1985년 동아국악콩쿠르도 잇따라 창설됐다. 동아일보는 1956년 국수전을 창설해 58기 국수(國手)를 배출했다. 1964년에 창설된 동아연극상은 한국 최초의 연극상이라는 점에서 연극사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쌀 한 가마 가격이 3000원이던 시절, 당시 동아일보가 30만 원의 상금을 내걸고 제1회 참가작을 공모한 일은 연극계에서 큰 화제였다. 역대 연출상을 수상한 김정옥 임영웅 오태석 윤호진 이상우 김석만 김광림 이윤택 등은 이후 한국 연극계의 주축이 됐다.

같은 해 시작된 동아무용콩쿠르는 세계 국제무용콩쿠르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은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와 창설 연도가 같다. 발레 부문에서는 김혜식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무용원장이 제1회 금상 수상자다. 이후 발레리노 이원국과 김용걸, 발레리나 김주원 박세은도 동아콩쿠르가 배출한 스타. 안무가 홍승엽 차진엽도 이 대회를 거쳐 성장했다.

동아일보는 세계적인 예술가와 공연 단체를 초청해 내한 공연을 열어 국내 예술계에 큰 반향을 몰고 왔다. 1975년 4월 영국 로열발레단이 처음 내한해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사흘간 공연했다. 특히 1978년 두 번째 내한한 로열발레단 초청 공연에서는 불세출의 발레리나 마고 폰테인의 생일을 맞아 기념 공연도 펼쳐지는 등 화제를 모았다. 1975년에는 세계 최초의 실내악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이무지치 실내악단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펼쳤다. 1984년에는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내한 공연도 동아일보 초청으로 성사돼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1984년 10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첫 내한 연주를 펼쳤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동아일보사 초청으로 내한공연을 가졌던 영국 로열발레단. 동아일보DB
1984년 10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첫 내한 연주를 펼쳤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동아일보사 초청으로 내한공연을 가졌던 영국 로열발레단. 동아일보DB
▼동아일보 문화주의의 실현엔 착한 기업들의 헌신적 봉사가 있다▼

동아일보사가 1920년 창간 이후 문화주의 사시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보급 행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리 없는 사회공헌 후원자들이 있다.

LG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를 후원하고 있다. 글로벌 심사위원과 상금, 참가자 멘토링 등을 통해 세계적 대회로 성장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 의정부예술의전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오산문화재단, 인제군문화재단은 입상자에게 연주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 음악도의 등용문인 동아음악콩쿠르는 포스코가 지원한다. 15개 부문을 망라하는 최고 권위의 콩쿠르 후원을 통해 음악계의 꿈나무를 기르고 있다. 장천아트홀에 이어 성신여대, 중앙대 등은 예선 장소를 협조하고 있다.

비인기 예술 분야 후원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1964년 창설된 동아연극상은 사라질 뻔한 위기도 겪었다. 빛이 나지 않는 이 행사를 후원하는 유일한 기업이 바로 kt다. 2006년 동아연극상에 2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가난한 예술을 후원하는 동아일보와 kt에 연극인들이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것이 진짜 소중한 사회공헌”이라고 말했다.

동아무용콩쿠르는 한전의 후원 덕분에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꿈의 등용문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게 됐다. 무용 전공 학생들도 경연을 관람하면서 미래 무용수의 꿈을 키워하고 있다. 상명대는 계당홀을 예선 장소로 후원한다.

누구나 전통 음악 보전과 계승을 강조하면서도 후원은 꺼리는 현실에서 롯데그룹은 동아국악콩쿠르를 조용히 후원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장소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 프로기전의 효시인 국수전과 아마국수전은 기아자동차가 꾸준히 협찬해 오고 있다.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최철환 조한승 박정환 등 걸출한 국수(國手)를 배출하는 등 한국 바둑의 든든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1979년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창설 때부터 37년째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과학꿈나무 육성을 위한 뚝심 있는 기업이다.

청소년예술체험 프로그램인 ‘친구야! 문화예술과 놀자’에는 동덕여대(지도교수 김춘경)와 인제군 등 지자체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후원 덕분에 청소년들의 소중한 추억이 쌓여가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김현정 문화기획팀 차장 joanne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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