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의 명저 ‘북학의’ 한글 완역 정본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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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회 교수, 이본 20여종 비교 정리

조선 후기 실학자 초정 박제가(1750∼1805)의 대표작 ‘북학의(北學議·청나라 풍속을 시찰하고 그 견문을 담은 책)’는 그동안 정본이라 할 만한 표준 텍스트가 없었다. 북학의는 조선시대에 한 번도 정식 출간되지 않은 채 필사본으로만 읽혔고, 이로 인해 전해지는 필사본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완역 정본 북학의’(돌베개 출판사·사진)가 출간됐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북학의 이본(異本) 20여 종을 비교해 차이 나는 내용을 바로잡고 원문을 확정하는 교감(校勘)을 거쳐 한문 원본과 한글 풀이, 방대한 주석까지 단 책이다.

북학의는 1947년 처음으로 한글로 번역됐다. 초정이 정조에게 직접 바친 ‘진상본’을 번역한 것이었다. 하지만 진상본에는 다른 필사본에 들어가 있는 내편과 외편의 내용 중 상당수가 누락됐다. 이후 출간된 한글번역본은 서로 다른 필사본을 번역한 것이었다. 안 교수가 2003년 출간한 북학의(304쪽)도 진상본을 포함해 3개 필사본만 교감한 것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정본은 일본 덴리(天理)대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가 소장한 이본까지 모두 아울렀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지닌다.

안 교수는 “정본이라 자부할 만큼 학술적으로 엄밀히 작업했다”며 “새 이본들이 또 발견되면 10년 뒤 다시 교감과 역주를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544쪽. 2만8000원.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박제가#북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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