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전념하려 삭발… 이젠 더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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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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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복귀한 ‘거포’ 문성민
“아시아경기 우승 자신 있어”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형들 덕분에 병역 혜택을 받았어요. 올해 광저우에서 보답해야죠.”

한국 배구대표팀은 올해 월드리그 예선에서 승점 1점도 따지 못했다. 브라질 불가리아 네덜란드와 한조에 속해 있는데 전력 차가 워낙 크다. 그래도 문성민(현대캐피탈·사진)은 돋보인다. 대표팀 신치용 감독(삼성화재)이 “월드리그에서 1승도 못 올릴 수 있다”면서도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자신했던 것은 문성민을 믿기 때문이다. 대표팀 합류 초반 팀원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예선 6차전까지 득점 랭킹 44위였던 그는 지난주 불가리아와의 7, 8차전부터 특유의 공격력을 뽐내며 톱10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성민은 2008년 월드리그 예선에서 득점 1위에 오르며 유럽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해 8월 국내선수로는 10년 만에 해외에 진출했고 두 시즌 동안 독일과 터키에서 활약하다 최근 국내로 복귀했다.

“외국에서 더 뛸 줄 알았는데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왔네요. 유럽에서 활동하며 배운 게 많습니다. 이제 국내 팬들에게 보여 드려야죠.”

문성민은 삭발을 하고 다닌다. 본인이 직접 깎는다. 대학시절 곱상했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일에 있을 때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는데 마음에 안 들었어요. 아예 제가 깎으니 편하더라고요. 외모는 신경 안 써요. 운동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걸요.”

남자배구는 아시아경기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도하에서 야구 축구 농구 등 주요 종목의 부진 속에서 금메달을 딴 덕분에 한국 배구는 이듬해 큰 인기를 누렸다.

“솔직히 유럽팀과 남미팀은 어려워요. 그래도 아시아에서는 해볼 만하죠. 2006년에는 막내로 참가해 별로 기여한 것이 없는데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어요. 올해는 빚을 갚고 싶어요.”

한국은 4일 광주 홈경기에서 세계 1위 브라질에 1-3(18-25, 23-25, 25-23, 15-25)으로 졌다. 대표팀은 10연패에 빠졌지만 문성민은 평균신장이 207cm에 달하는 상대 블로커들을 뚫고 21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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