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비서, 날씨 부탁해” “5G 홀로그램 인사, 반가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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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달굴 첨단 기술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첨단기술로는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이 꼽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개발자회의를 통해 AI 기반의 자율주행(맨위쪽 사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가운데 사진)를 내놨다. KT가 5G 이동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 ‘선수 시점의 봅슬레이 무선 중계’( 맨아래쪽 
사진) 같은 첨단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회사 제공
올해 가장 주목받는 첨단기술로는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이 꼽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개발자회의를 통해 AI 기반의 자율주행(맨위쪽 사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고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가운데 사진)를 내놨다. KT가 5G 이동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 ‘선수 시점의 봅슬레이 무선 중계’( 맨아래쪽 사진) 같은 첨단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회사 제공
 #1. “팅커벨, 아침에 듣기 좋은 노래 틀어 줘.” 아내가 거실에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말을 건네자마자 활기찬 음악이 흘러나온다. 출근 준비를 서두르던 남편이 “참, 오늘 날씨는 어때”라고 묻자 스피커는 “서울은 맑고 춥겠습니다. 최저기온은…”이라고 보고한다.

 #2. 강원 강릉시와 평창군에 있는 남녀가 홀로그램으로 떠오른 상대 모습을 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서울의 홀로그램 부스를 지켜보는 다른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5세대(5G) 이동통신 덕에 영상은 끊김이 거의 없다.

 올 한 해 우리 생활 주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첨단 기술은 뭘까. 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가장 주목받을 첨단기술로 AI가 첫 손가락에 꼽혔다. 가트너, 포브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도 AI를 새해 최대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5G와 스마트 기기 혁명을 주도할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미래 자동차산업을 이끌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등이 2017년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도 각 부문에서 치열한 기술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 AI 상용화의 원년

 삼성전자는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올해 초 선보일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 S8’부터 비브랩스의 AI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가전제품, 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에 AI 솔루션을 적용할 방침이다.

 LG전자는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7 국제가전전시회(CES)’에 딥러닝(자기심화학습)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제품을 출품한다. 이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집사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용 허브 로봇, 정원을 손질하는 로봇, 공항과 호텔 등의 서비스 로봇도 함께 선보인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도 올해를 AI 상용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AI 스피커와 통·번역 서비스 등 지난해 하반기(7∼12월) 등장한 관련 서비스들이 올해 실생활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는 얘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내정자(3월 취임)는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로봇기술을 일상생활에서 처음 구현해낸 것은 많은 기업이 연구에 매달렸던 휴머노이드가 아닌 로봇청소기였다”며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은 첨단 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출시한 AI 스피커 ‘누구’의 기능을 올해는 스마트홈 제어, 인터넷TV(IPTV) 연동 등으로 확대한다. KT는 올해 초 음성인식 AI ‘기가 지니’(가칭)를 통해 목소리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1일자로 AI사업부를 신설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 5G, 휘는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등도 주목

 5G는 4G에 해당하는 롱텀에볼루션(LTE) 방식의 데이터 전송 속도보다 약 270배나 빠르다. 초당 2.5GB(기가바이트)의 속도로 20GB 크기 영화 한 편을 8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고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만큼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VR), 초고화질(UHD) 스트리밍(동시 재생), 커넥티드 카(IT서비스와 연결된 차량) 등 다양한 미래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5G 국제 기술 표준이 2018년 6월 완성될 예정이어서 올해는 국가 간 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에서의 5G 상용화를 공식화했고 중국도 2022년 베이징(北京)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5G 기술 개발에 약 8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KT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다양한 5G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9월까지 5G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1월 5G 시험망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카 ‘T5’ 주행을 시연한 SK텔레콤도 강력한 경쟁자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플렉시블 또는 폴더블(접었다 펴는) 디스플레이가 최대 관심사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최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매출은 2022년 전체 시장의 13%인 155억 달러(약 18조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관련 개발까지 함께 이뤄져야 해 당장 올해 관련 제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미래 제품의 핵심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포함한 자동차업체들은 올해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자동차 시장의 ‘퀀텀 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완전자율주행차 기술의 전조 단계로 볼 수 있는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은 올해 나올 다양한 신차들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한국GM이 1회 충전으로 서울∼경남 창원 거리와 비슷한 383km를 달리는 쉐보레 볼트 전기차를 올 상반기(1∼6월) 출시해 ‘전기차 300km 시대’가 열리게 된다.

곽도영 now@donga.com·서동일·김성규 기자
#5g 홀로그램#ai#첨단 기술#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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