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제네거 만난 MB “한국기업 美고속철 참여 지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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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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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체 개발 ‘KTX-산천’ 시승한 터미네이터 조찬강연회, 리셉션, KTX 탑승, 청와대 방문, 중간 중간 그룹 총수들과 미팅까지…. 한국을 찾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5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KTX에서 정일영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왼쪽),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오른쪽)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슈워제네거 주지사.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자체 개발 ‘KTX-산천’ 시승한 터미네이터 조찬강연회, 리셉션, KTX 탑승, 청와대 방문, 중간 중간 그룹 총수들과 미팅까지…. 한국을 찾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5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KTX에서 정일영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왼쪽),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오른쪽)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슈워제네거 주지사.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접견했다. 2008년 11월 이 대통령의 방미 때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적이 있는 두 사람은 고속철도(KTX) 시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놓고 4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그가 ‘터미네이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영화인이라는 점을 빗대 “한국인 5000만 명 가운데 나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농담으로 환대했다.

이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주가 계획하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전 서울∼충남 천안 왕복구간의 KTX를 시승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 대통령이 소감을 묻자 “(최고 시속) 320km 정도였고 굉장히 빨랐다. 그래서 한국이 (캘리포니아 주의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화답했다. 그가 시승한 열차는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한 ‘KTX-산천’이었다. 시승 행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프랑스에서 고속철도를 도입했지만 단기간 내에 기술을 따라잡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KTX를 홍보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한국 고속철도가 안전 효율 기술력에서 매우 뛰어나고, 차세대 수송열차 분야도 훌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이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새크라멘토(주도)∼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샌디에이고를 잇는 약 1250km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을 구상 중이며, 2012년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접견 자리에서 한미 FTA 비준을 위한 여건 마련 등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공화당원인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에 앞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FTA 민간대책위원회가 연 조찬강연에서 “한미 FTA 등 3개 FTA가 3년 이상 미국 의회에서 먼지에 덮여 있다”며 “경제 활성화를 중시한다면 미 의회는 당장 비준해 시민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 접견에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체조 요정’인 나디아 코마네치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한국인이 당신을 안다”며 악수를 청했다. 코마네치 부위원장은 ‘2013년 겨울 스페셜올림픽’을 개최하는 평창이 이날 오전 실시한 ‘개최 선언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페셜올림픽의 창시자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의 사위인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이 대회 홍보대사 자격으로 선언식에 참석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낮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만나 고속철도사업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로템이 10년간 고속철도 차량을 설계 제작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미국 브라질 터키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앞서 14일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해 장병과 가족들을 격려하면서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마지막 액션 히어로’를 언급한 뒤 “여러분이야말로 ‘진정한 액션 영웅(true action hero)’”이라고 격려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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